하이닥 독자들의 간 건강을 위해 하이닥 소화기내과 전문의 3인이 나섰다. 간질환 집중탐구에서 간경변, 지방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지방간은 간의 지방 비율이 5%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간세포 내 지방은 보통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되는데, 이 중성지방이 많아지면 지방간으로 발전됩니다. 지방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인해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부르며, 알코올 섭취가 거의 없이 비만,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사람이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가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입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방간의 원인은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입니다.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그중 비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복부비만과 관련이 매우 깊습니다. 과식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체내에서 사용하고 남은 여분의 최종 대사물이 중성지방의 형태로 합성되고 간에 저장되어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지혈증, 당뇨 등 대사질환, 흔하지는 않지만, 유전성 지방간, 근력 감소, 근육량 감소 등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성 호르몬제나 한약,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여러 약을 오래 먹어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인은 유전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잘 생기며 전체적인 체지방량이 적어도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요 원인이 바로 술입니다. 장기간 술을 마시게 되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간세포가 파괴되며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하지 않고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배로 높습니다.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음주를 지속하면 약 20~30%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간염 환자의 10%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합니다.
지방간 증상과 간 건강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지방간은 뚜렷한 증상은 없습니다. 특히 지방간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습니다. 간혹 상복부 불편감이나 소화불량, 피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방간 환자가 건강검진 도중 혈액검사나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됩니다. 단순한 지방간과는 달리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지방간염의 경우에는 발열, 황달, 상복부 통증 등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간의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초음파 또는 복부 CT 검사가 필요합니다. 간은 단백질 합성, 각종 대사 작용, 해독작용과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간 건강이 나빠지면 체내의 노폐물 및 독소를 해독하고 제거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만성피로와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황색 색소인 빌리루빈 생성이 증가하고 배설 기능이 약해지면서 눈에 황달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간의 또 다른 역할 중 하나는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를 생성하는 일인데요. 간 기능이 저하되면 이 역할에도 문제가 생겨 코피가 자주 나고 피부에 멍이 잘 들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소화불량이나 위·대장 혈관의 변형을 유발해 출혈을 일으켜 피를 토하거나 혈변 혹은 흑색변 증상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단백질 대사와 관련하여 복강 내 복수를 다량으로 유리시켜 복부팽만을 일으킬 수도 있고 해독작용이 잘되지 않아 뇌에 영향을 미쳐 간성 혼수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방간 치료와 예방법알코올성 간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주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알코올에 의한 간질환의 초기 상태인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이 되지 않도록 식이 조절 및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 대부분이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적극적인 체중 감량`, `적절한 식사요법`,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초기 지방간의 경우, 체중을 3~5%만 감량해도 약물치료 없이 지방간이 사라집니다. 체중을 7% 정도 줄이면 지방간염까지 좋아질 수 있고, 10% 이상 감량을 하면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는 간 섬유화 증상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예방법은 치료법과 같습니다. 평소 체중 조절에 신경을 쓰고 식이 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 됩니다. 유전적 위험인자는 교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비만이나 식습관 등 후천적인 요인은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간이 두렵다면 서둘러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대사성 지방간 또는 비만형 지방간인 경우엔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걷기, 수영 등 전신 운동량을 늘려 체지방과 복부 둘레, 내장 지방을 줄여야 합니다. 전체적인 체중 감량 이후에는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데요. 근력을 강화하고 근육량을 늘리면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한 번에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6주 이상을 셔츠가 땀에 젖거나 심박수가 50% 이상 상승하는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습관 개선은 필수식습관 교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식사 시간과 무관하게 전체적인 섭취량을 줄여 체중을 감량해야 합니다. 당이나 지방이 아닌 섬유소가 많은 현미, 잡곡, 통밀, 율무, 팥, 수수, 보리 등의 곡류 섭취가 좋고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을 줄이며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백질 보충은 간세포 재생을 돕습니다. 생선, 콩, 두부,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 달걀, 우유가 좋고 가능하면 식물성 단백질이 좋습니다.비타민과 무기질이 함유된 녹황색 채소는 간의 대사를 촉진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므로 권장합니다. 단 무리한 체중조절로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 영양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1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는 오히려 심각한 지방간염을 유발하고 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신광식 원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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